부산 경제가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맞고 있다. 해양수산부와 주요 해운기업의 이전, 북극항로 개척 등 글로벌 해양도시로 나아가기 위한 변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를 지역 경제의 성장으로 연결하고 기업과 청년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일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2024년부터 부산상공회의소를 이끌고 있는 양재생 회장은 오랜 해운·물류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기업 유치와 지역 기업의 경쟁력 강화, 글로벌 시장 진출 지원에 힘쓰고 있다. 특히 기업과 대학, 지자체를 잇는 지·산·학 협력을 통해 산업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고 청년의 지역 정착을 이끄는 데 주목하고 있다.

기업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우고 청년들이 부산에서 세계를 무대로 성장하는 도시. 양재생 회장이 그리는 부산의 미래와 부산상공회의소의 주요 성과, 부산형 앵커에 거는 기대를 들어봤다.

부산 경제를 이끄는 리더의 역할과 비전

Q. 회장님께서 걸어오신 길과 함께 부산상공회의소 회장으로서 맡고 계신 역할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A. 반갑습니다. 저는 부산에서 해운·물류 기업 은산해운항공을 이끌어 온 기업인으로, 2024년부터 부산상공회의소 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부산항과 함께 반평생을 보내며 지역 기업의 고민과 어려움을 가까이에서 경험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기업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부산 경제의 활로를 넓히는 데 힘쓰고 있습니다.

1889년 부산 상인들의 뜻으로 출발한 부산상의는 137년간 지역 기업과 함께해 왔습니다. 회장의 역할은 기업 곁에서 현장의 어려움을 듣고 정책으로 해결될 때까지 챙기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부산시와 대학, 혁신기관과 함께 경제의 미래를 고민하는 것도 중요한 역할입니다. 취임 당시 약속드린 ‘더 강한 기업, 더 나은 부산, 더 뛰는 부산상의’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Q. 회장님께서 취임 이후 가장 중점을 두고 추진해 오신 과제는 무엇이며, 그 과정에서 의미 있게 평가하시는 변화나 성과가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A. 가장 중점을 둔 과제는 기업 유치와 지역 기업의 경쟁력 강화입니다. 이를 위해 ‘기업이 찾아오는 상의’에서 ‘기업을 찾아가는 상의’로 일하는 방식을 바꿨습니다. 750곳이 넘는 기업을 방문해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180건의 정책을 건의했으며, 원스톱기업지원센터 이전과 기업정책협력관 제도 도입도 추진했습니다.

가장 의미 있는 성과는 HMM 본사의 부산 이전입니다. 부산상의가 국가 과제로 제안한 이후 2025년 5월 이전이 확정됐고, SK해운·에이치라인해운·흥아해운도 부산행을 결정했습니다. HMM 이전에 따른 5년간 생산유발효과는 7조 7천억 원, 고용유발효과는 1만 6천여 명으로 기대됩니다.

지역 기업의 사업재편 지원도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2024년 9월 비수도권 최초로 사업재편 현장지원센터를 유치한 뒤, 2025년 한 해에만 동남권에서 9개 기업이 사업재편 승인을 받았습니다. 기업 유치와 기존 기업의 성장이 함께 이뤄질 때 부산의 미래도 밝아질 것입니다.

Q. 다양한 업종의 기업인들과 소통하시면서 가장 크게 체감하시는 현장의 변화와 어려움은 무엇인가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부산 경제가 우선적으로 풀어야 할 과제도 함께 말씀 부탁드립니다.

A. 기업인들이 가장 크게 호소하는 어려움은 고금리·고환율과 대외 불확실성입니다. 동시에 산업 전환이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가 됐다는 인식도 커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조선·해양플랜트용 열교환기 기업이 액화수소용 제품에 도전하고, 선박 전력제어 기업은 친환경 전기추진선박 시스템으로, 특수볼트 기업은 소형모듈원자로(SMR) 부품으로 사업을 넓히고 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분야에 진출할수록 인재 확보가 가장 큰 걸림돌이 됩니다. 결국 산업 전환의 성패는 사람에게 달려 있습니다. 기업이 필요로 하는 역량을 대학 교육과 연구에 반영하고, 현장과 대학을 긴밀하게 연결하는 것이 부산 경제의 중요한 과제입니다.

Q. 부산은 해운·물류를 중심으로 세계와 연결된 산업 기반을 갖추고 있습니다. 지역 기업의 해외 진출과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어떤 전략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부산상공회의소가 추진하는 국내외 경제 교류와 기업 지원 활동도 함께 말씀 부탁드립니다.

A. 부산은 해양수산부와 주요 해운기업의 이전, 2028년 해사법원 개원 등을 통해 해양산업의 중심지로 성장할 기반을 갖추고 있습니다. 북극항로와 가덕도신공항까지 더해지면 바다와 하늘을 잇는 ‘Sea&Air’ 물류 거점으로 도약할 수 있습니다.

핵심은 산업 생태계입니다. 선사 유치는 선박 수리와 기자재, 해운금융, 해사법률 등 연관 산업의 성장으로 이어집니다. 부산상의도 인도 PHD 상공회의소, 중국 선전국제상회와 협약을 맺는 등 해외 교류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려면 기업 지원과 함께 국제 감각을 갖춘 인재를 지역에서 길러야 합니다. 판로·수출·자금 상담은 물론, 대학과 기업을 연결해 지역 인재가 기업의 해외 진출에 기여하도록 힘쓰겠습니다.

기업이 바라보는 부산형 앵커와 지·산·학 협력

Q. 현재 부산 기업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인재와 역량은 무엇인가요? 기업의 실제 채용 수요와 대학의 인재양성이 긴밀하게 연결되고, 청년의 지역 취업과 정착으로 이어지기 위해 어떤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A. 기업은 실무형 인재를 원하고 청년은 좋은 처우와 일과 삶의 균형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지난해 부산상의 조사에서도 기업 열 곳 중 아홉 곳의 초임이 청년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반면 해양수산부와 해운기업의 부산 이전 소식에 부경대와 해양대 등 관련 특성화 대학의 정시 경쟁률이 상승했습니다. 좋은 일자리에 대한 기대가 대학 선택에도 영향을 준 것입니다.

부산대가 LG전자와 한화 계열사 등과 채용조건형 계약학과를 추진하는 것도 기업 수요와 교육을 연결하는 사례입니다. 이러한 협력이 중소·중견기업으로도 확산되도록 공동 교육과정을 마련하고, 처우와 정주 여건도 개선해야 합니다. 청년들은 부산이 싫어서 떠나는 것이 아니라 가고 싶은 일자리가 수도권에 있기 때문에 떠납니다. 떠나지 말라고 설득하기보다, 부산에서도 원하는 미래를 그릴 수 있도록 기업과 대학이 함께해야 합니다.

Q. 산업계를 대표하는 입장에서 부산형 앵커에 가장 기대하시는 변화는 무엇인가요? 지역 기업들이 인재 확보와 기술혁신 등 경영 현장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체감하기 위해 어떤 부분이 중요하다고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A. 부산형 앵커의 가장 큰 의미는 대학과 기업, 지자체를 하나의 협력 체계로 연결했다는 점입니다. 대학이 가르칠 수 있는 것보다 지역 산업이 필요로 하는 역량을 중심으로 교육이 이뤄지고, 기업이 교육과정 설계부터 참여하는 변화가 필요합니다.

성과는 프로그램의 수보다 실제 결과로 평가해야 합니다. 함께 키운 학생이 지역 기업에 취업해 오래 근무하고, 산학 공동과제가 제품 개발과 매출로 이어져야 합니다. 부산형 앵커센터가 기업과 대학이 지속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든든한 파트너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Q. 부산상공회의소는 지역 기업과 대학을 연결하는 가교로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특히 중소·중견기업들도 인재양성, 산학 공동과제 등 협력 기회에 폭넓게 참여할 수 있도록 앞으로 강화해 나갈 협력 방안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A. 부산상의는 2024년 12월 부산시와 대학, 교육청 등 31개 기관이 참여한 ‘부산광역시 라이즈 얼라이언스’ 업무협약을 통해 부산형 앵커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부산앵커위원회와 실무위원회 활동, 비즈니스 포럼 등을 통해 기업과 대학의 만남도 지원하고 있습니다.

상의의 강점은 기업 현장의 수요를 가까이에서 파악한다는 것입니다. 기업의 애로사항과 신사업 계획을 대학과 공유하고, 산학 공동과제와 현장실습으로 연결한다면 기업은 기술 전환을 앞당기고 청년은 성장 산업에서 경험을 쌓을 수 있습니다.

특히 협력 기회가 대기업에 집중되지 않도록 여러 중소·중견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방식을 마련하고 절차 부담을 줄이겠습니다. 대학도 지역 기업에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어 주길 기대합니다.

부산 경제의 미래와 새로운 도전

Q. 끝으로 회장님께서 그리시는 부산 경제의 미래 모습과 이를 실현하기 위해 부산상공회의소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아울러 부산에서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가는 기업인들과 미래를 준비하는 지역 청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최근 부산 기업 팬스타의 ‘팬스타 아크로호’가 국내 컨테이너선 최초로 북극항로를 왕복했습니다. 정부가 2030년 정기항로 개통을 목표로 하는 가운데, 북극항로는 해운과 항만은 물론 조선기자재와 물류, 선박금융 등 부산의 다양한 산업에 새로운 기회를 가져올 것입니다. 제가 그리는 부산은 지역 기업이 세계로 나아가고, 청년들이 부산에서 세계를 무대로 일하는 도시입니다. 이를 위해 새로 유치한 기업과 기존 지역 기업이 함께 성장하고, 필요한 인재가 부산에서 길러져야 합니다. 부산상의는 기업의 목소리를 정책으로, 대학을 기업으로, 부산을 세계로 연결하는 역할을 하겠습니다.

기업인들께는 지금까지 어려움을 이겨낸 힘으로 새로운 기회도 잡으시길 바라며, 청년들에게는 부산에서도 세계를 무대로 일할 기회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기업은 청년을 믿고 청년은 부산의 가능성을 믿는다면 부산의 미래는 밝습니다. “된다! 된다! 잘된다! 더 잘된다!”라는 긍정의 에너지로 부산의 내일을 함께 만들어 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