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동안 대학은 지식의 상아탑으로서 교육·연구 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추며 성장해왔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부산형 앵커(Anchor)’를 통해 대학의 벽을 넘어 지역의 산업 생태계를 견인하고 이어주는 주체적인 중심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대학의 우수한 인재와 기술자산은 지역의 경쟁력이 되고, 이는 곧 지역 산업 생태계 전체의 선순환을 이끌어내는 지역 생태계 혁신을 이끌어 내고 있습니다.
국립부경대학교는 지산학연 클러스터를 형성하고 있는 용당캠퍼스와 2만여 명의 학생들이 미래를 꿈꾸는 대연캠퍼스를 중심으로, 세계 일류 수준의 첨단수산해양 앵커 대학으로서 더 넓은 세상을 향해 도약하고 있습니다. 지산학연 통합 캠퍼스를 비롯하여 PKNU Moonshot 프로젝트, 첨단수산해양산업 Open-UIC 등을 통해 부산의 혁신을 선도하고 있는 국립부경대학교 배상훈 총장을 만나 부산형 앵커와 부산의 미래에 대한 심도 깊은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부산형 앵커, 대학의 패러다임을 바꾸다
Q. 안녕하세요. 먼저 올해 개교 80주년을 맞이한 국립부경대학교와 총장님 소개 말씀 부탁드립니다.
국립부경대학교는 1941년 우리나라 최초의 수산 고등교육기관으로 출발한 부산수산대학교와 1924년 설립된 종합 기술교육의 요람 부산공업대학교가 1996년 통합하여 탄생한, 대한민국 국립대 통합의 성공모델입니다. 올해 개교 80주년을 맞이한 우리 대학은 한 세기 동안 대한민국 경제성장과 수산해양 산업 발전을 견인해 왔습니다. 특히 이번 해에는 보다 긍정적인 성과들을 낼 수 있도록 부산형 앵커 사업도 더욱 열정적으로 추진하고자 합니다.
저는 총장으로서 우리 대학이 가진 역사적 자산 위에 첨단 미래 산업을 융합하는 혁신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국립부경대는 현재 2만여 명의 학생이 역동적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남구 대연캠퍼스와 10만 평 규모의 지산학연 클러스터로 탈바꿈한 용당캠퍼스를 양 축으로 삼아 ‘세계 일류 수준의 첨단수산해양 앵커 대학’으로 도약하고 있습니다. 80년 역사에 더해 100년을 준비하는 글로벌 선도대학으로 항해를 계속하겠습니다.
Q. 대학에서 바라보는 부산형 앵커(구 RISE)의 의미와 가치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부산형 앵커’는 대학의 패러다임을 ‘상아탑’에서 ‘지역 성장의 엔진’으로 완전히 전환하는 이정표입니다. 과거의 대학 지원사업이 개별 대학의 교육·연구 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부산형 앵커는 지역 청년을 기반으로 대학의 자원을 지역 산업과 지방자치단체부터 기초지자체까지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지역의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성장 생태계를 구축하는 마중물입니다.
대학이 보유한 우수한 인적 자원과 기술자산이 지역 기업의 경쟁력이 되고, 그것이 곧 청년의 지역 정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는 점에서 단순한 예산 지원 이상의 ‘지역 생태계 혁신’이라는 본질적인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Q. 부산형 앵커에서 대학의 역할과 지향점에 대한 견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부산형 앵커 체제에서 대학은 혁신의 ‘공급자’를 넘어 지역 생태계를 지탱하고 연결하는 ‘중심축(Anchor)’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 국립부경대학교와 지역 대학들이 지향해야 할 점은 명확합니다. 산업 현장과 유기적으로 동화된 교육 체계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대학이 적시에 공급하고, 기업의 기술적 난제를 대학의 연구실이 함께 해결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더 나아가 지역의 다양한 문제들을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는 것이 지금 대학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궁극적으로 대학의 성장이 곧 부산의 번영이 되고, 고부가 첨단 산업 성장이 대학의 경쟁력이 되는 ‘지산학연 일체화’가 우리가 나아가야 할 지향점입니다.

국립부경대, 캠퍼스의 벽을 넘고 미래산업 선도하다
Q. 지역과 대학이 함께 성장하는 구조를 만들어가기 위해, 총장님께서 특히 중점을 두고 추진하고 계신 부분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저는 ‘캠퍼스의 벽을 허무는 과감한 공간 혁신’과 ‘실질적 고용 연계’에 전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10만 평 규모의 용당캠퍼스 전체를 기업에 개방한 ‘첨단수산해양산업 Open-UIC 현장캠퍼스’입니다. 현재 이곳에 151개 기업과 연구기관들이 입주하여 대학과 한 몸처럼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연 캠퍼스는 시민들에 개방하여 캠퍼스 투어, 레저스포츠 활동 등을 즐기는 명소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또한 학생들의 지역 정주를 위해 지역 대·중소기업과의 협력 모델을 안착시켰습니다. 연구중심형 대학으로서 교육·연구·산학협력 성과 창출뿐만 아니라, 캡스톤디자인교육부터 현장실습, 실제 채용까지 원스톱으로 이어지는 인재양성 체계를 구축했습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2025년 우리 대학의 부·울·경 지역 취업자 수는 전년 대비 11.6% 상승했으며, 외국인 유학생의 지역의 ‘가족’으로 받아들인 결과 외국인 유학생 지역 정주 비자 전환율도 47.9%를 달성하였습니다.
Q. 부경대는 블루푸드테크, 에너지테크 등 대학의 특화 분야를 중심으로 다양한 지산학연 협력 활동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부산형 앵커를 통해 인재를 양성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주안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인재양성의 핵심 주안점은 ‘전통 산업의 첨단 디지털화’와 ‘현장 대응력’입니다. 부경대가 강점을 가진 블루푸드테크, 에너지테크, 디지털테크 등 첨단수산해양산업은 부산의 모태 산업이자 미래 먹거리입니다. 이제는 단순히 전통적인 수산해양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AX·DX 융합을 통한 첨단수산해양인재를 키워야 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 대학은 지역의 특성화 산업에 대응하기 위한 대학원 교과목 개편, 연구와 교육 일체화를 위한 가칭 ‘부경연구원’ 설립 추진 등 연구중심형대학 체제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으며 교육, 연구, 현장실습, 취업을 연계한 통합 인재양성 체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또한 대학원 중심의 블루푸드테크 계약학과를 2026년도 1학기부터 본격 운영하여 재직자 교육을 강화하고 있으며, 학생들이 교육과정 속에서 기업과 연구현장을 경험하며 문제 해결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산업 현장의 문제를 직접 해결해 본 경험을 가진 인재만이 지역 산업의 세대교체를 이끌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첨단수산해양 미래산업을 선도할 융합형 인재 양성에 더욱 집중할 계획입니다.
Q. 총장님의 공약 중 하나인 ‘PKNU Moonshot 프로젝트’도 부산형 앵커가 지향하는 지역혁신 방향과 맞닿아 있다고 생각됩니다. 현재 지산학연이 함께 해결해야 할 지역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가장 시급한 과제는 ‘대학이 보유한 고도 기술의 신속한 시장 사업화(R&BD)’와 이를 통한 ‘고부가가치 청년 일자리 창출’입니다. 아무리 뛰어난 연구 성과도 실험실에만 머문다면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인재도 마찬가지입니다.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지역에 정주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양질의 일자리가 없다면 인재가 머무를 수 없고, 일자리가 많더라도 산업기반이 약하다면 인재가 선택하지 않는 일이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대학이 인재 양성에만 집중하는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고유한 프로젝트를 운영하거나 창업을 견인하는 역할도 수행해야 합니다.
우리 대학의 ‘PKNU Moonshot 프로젝트’는 바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초연구(TRL 2단계) 단계부터 글로벌 상용화(TRL 9단계)까지 지원하는 전주기 기술성장 트랙입니다. 지산학연이 함께 규제 해소, 공동 연구, 실증 테스트베드를 제공하여 대학의 원천기술이 부산의 스타트업 창업과 대형 기술이전으로 이어지게 해야 합니다.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기업의 지역 유치와 기업의 성장은 청년들이 부산에 머무르게 만드는 유일한 해결책입니다.
Q. 부경대는 수산해양 분야의 강점을 바탕으로 ‘첨단수산·해양산업 Open-UIC’를 추진하고, 용당캠퍼스를 지산학연 협력 거점으로 고도화하고 있습니다. 현재 부경대가 계획하고 있는 주요 추진 방향이나 목표는 무엇인가요?
우리 대학의 2026년도 목표는 축적한 기술자산을 기반으로 ‘청년 정착형 미래 첨단산업 단지’를 완성하는 것입니다. 2026년에는 1차년도 성과평과 결과에 따라 미래산업 선도 연구인재 양성과 연구개발 예산을 증액할 계획입니다.
특히 부산형 앵커의 대표 모델인 ‘첨단수산·해양산업 Open-UIC’를 더욱 고도화하여 입주기업 및 기관과 전주기 산학협력 모델을 확립할 것입니다. 또한 외국인 유학생 전용 단과대학인 ‘글로벌 혁신대학’을 추진하여, 유학생 유치부터 취업 및 지역 정주 비자 연계까지 책임지는 글로벌 지산학연 모델을 고도화하고자 합니다.
청년 유입이 유일하게 증가한 대전광역시의 사례를 살펴보면, 카이스트를 중심으로 RND 클러스터가 형성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해양수산부가 부산으로 이전한 현재의 상황을 기반으로 삼아 첨단수산 및 해양산업의 새로운 산업군과 클러스터를 창출해 나가야 합니다.
현재 용당캠퍼스에는 조선해양플랜트엔지니어링협동조합(KOSEC)을 비롯하여 약 151개 기업이 입주해 있으며, 지산학연 협력과 기술사업화, 창업, 재직자 교육이 융합된 혁신 거점으로 육성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기업과 연구기관, 대학이 함께 참여하는 개방형 혁신 플랫폼을 확대하여 수산해양산업의 디지털 전환과 AI융합을 통한 고부가가치화를 적극 지원할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지역산업과 대학이 함께 성장하는 대표적인 성공모델을 만들어가겠습니다.

지산학연, 손을 맞잡고 부산형 인재를 양성하다
Q. 부산형 앵커로 지산학연이 손을 맞잡고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 어떠한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공유와 연대의 제도적 인프라’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개별 대학이나 특정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변화를 만들기 어렵습니다.
우리 대학은 부산 남구청과 인근 대학인 경성대, 동명대와 손잡고 ‘B-Star 창업공유대학’을 구조적으로 고도화(N-URP 사업)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대학 간의 장벽을 허물고 교육 인프라를 공유하는 환경, 그리고 기업이 대학 캠퍼스 안을 안방처럼 드나들며 공동 연구를 할 수 있도록 가로막는 각종 규제를 완화하는 ‘지산학연 통합 캠퍼스 환경’ 조성이 필수적입니다. 지난 2월 용당캠퍼스에서 개소한 ‘첨단수산·해양산업 Open-UIC 필드캠퍼스’를 활용하여 국내 타 권역과의 협력과 이를 더해 글로벌 현장캠퍼스로 나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합니다.
Q. 부산형 앵커가 앞으로 부산의 미래 산업과 지역사회에 어떤 변화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기대하시는지요?
부산은 더 이상 ‘노인과 바다’의 도시가 아닌, ‘청년과 첨단해양과학’의 도시로 탈바꿈할 것입니다. 부산형 앵커 체제를 통해 대학의 청년들이 지역 기업으로 유입되고, 기업은 혁신 기술을 수혈받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나아가 동해·남해·서해·제주를 잇는 ‘수산해양 U-벨트’의 허브로서 국립부경대가 중심이 되어, 부산이 대한민국의 ‘첨단수산해양산업’을 선도하고 ‘북극항로 시대’ 초광역 해양수도권의 중심지로 도약하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Q. 끝으로 미래를 이끌어갈 청년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으신가요?
사랑하는 청년 여러분, “미래의 기회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분이 발을 딛고 있는 바로 이곳 부산에 있습니다.” 지금 부산은 지산학연이 하나가 되어 여러분의 꿈을 뒷받침할 거대한 변화의 파도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국립부경대학교는 여러분이 세계적인 연구자로, 혹은 혁신적인 창업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캠퍼스의 모든 자원을 아낌없이 제공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국립부경대와 부산이 제공하는 혁신의 무대에서 마음껏 도전하고, 이 지역의 주역이 되어 주시길 바랍니다. 대학이 여러분의 든든한 닻(Anchor)이 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