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부경대학교(이하 부경대) 공과대학은 미래 산업을 이끌어 갈 공학 인재 양성과 지역 산업 연계를 위해 산학협력 확대에 힘쓰고 있다. 특히 RISE사업 2년 차를 맞아 부산 전략사업과 연계한 교육혁신과 Open-UIC 기반 산학협력 체계 구축을 본격화하는 추세다.

RISE가 ‘지역성장 인재양성체계(앵커)’사업이란 이름으로 탈바꿈한 지금, 부경대 공과대학이 그리고 있는 구체적인 비전과 앵커 사업 연계 방향은 무엇일까. 이에 지난 8일(월) 부경대 RISE 서포터즈단은 지역 과학기술혁신 정책의 주축을 맡고 있는 서용철 공과대학장을 만났다. 서 학장은 부산과학기술고등교육진흥원(BISTEP) 제3대 원장을 역임하며 부산 RISE사업의 설계 단계부터 참여한 바 있다.


▲서용철 공과대학장과 왼쪽부터 부경대 RISE서포터즈 이동근, 이효주, 백재호, 채명진

Q1. 먼저 뉴스레터 독자들에게 부경대 공과대학을 소개해 달라.

A. 부경대 공과대학은 한 세기에 가까운 역사 속에서 부산을 비롯한 대한민국 산업교육의 개척자이자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 현재 180여 명의 교수진과 23개 학부(과)·전공으로 구성돼 있으며, 22개 연구소와 2개 센터를 보유한 국내 단일 단과대학 기준 최대 규모의 공과대학이다. 기계·전기·전자·화학·재료·건설 등 공학 전반을 아우르는 교육·연구 인프라가 대학의 가장 큰 자산이다.


이 규모에 걸맞게 공과대학의 핵심 경쟁력은 지역 산업계와의 연계와 선순환에 있다. 강의실과 연구소에서 쌓은 지식이 지역 기업의 경쟁력으로 환류되고, 산업 현장의 경험이 다시 학생 성장의 자양분이 되는 구조를 지향한다. 부산이 해양수도라는 정체성을 넘어 첨단 제조업과 디지털 전환의 거점으로 도약하려는 지금, 동남권 최대의 공학 인재 파이프라인이자 기술 거점인 공과대학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Q2. RISE 사업이 2년차를 맞이했다. 이 시기의 이점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

A. RISE 사업은 단순한 재정지원 프로그램이 아니다. △대학 △지역사회 △기업이 각자의 사일로를 허물고 공동 성장의 생태계를 구축하는 지산학(地産學) 혁신 플랫폼이다. 대학이 상아탑 안에 갇혀 있어서는 안 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국가적 구조 전환이다. 지역 과학기술 정책을 다루는 BISTEP 원장으로 재직하며 이 사업의 밑그림이 그려지는 과정을 가까이에서 지켜볼 기회가 있었다.


그 경험에 비춰 보면, 공과대학에게 RISE 2년차는 중요한 변곡점이다. 1년차가 체계를 갖추는 준비 기간이었다면, 2년차부터는 산업 현장의 목소리가 교육과정과 연구에 실질적으로 반영돼야 한다. 최근 몇 년 간 부산의 국가 과학기술혁신 역량과 지산학 협력 기반이 크게 성장했다. 그 핵심 동인은 선택과 집중, 그리고 산·학·연·관의 협업이었다. RISE 사업도 마찬가지다. 지역이 보유한 역량을 결집해 전략적으로 투자할 때 비로소 성과가 난다. 공과대학은 그 성과를 이끄는 중심축이자 엔진이 될 것이다.

Q3. 공과대학이 RISE 사업과 연계해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분야는 무엇인가.

A. 핵심은 개방형 산학연 협력 체계, Open-UIC를 기반으로 부산의 미래 해양·제조 산업을 이끌 교육 혁신을 이루는 것이다.
이를 위해 공과대학은 특화 과제들을 가동하고 있다. 해양수도 인프라 분야에서는 기후변화와 해양 영토 확장에 대응하기 위해 북극항로 대응 스마트 해양 인프라 UIC를 새롭게 설계해 현장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북극항로는 단순한 물류 경로를 넘어 해양강국 부산의 전략적 기회이며, 공과대학이 그 인재 공급의 중심이 될 것이다.


이와 함께 부산의 핵심 뿌리 산업인 조선·해양 산업의 부활을 이끌 AI 기반 조선·해양 시스템과 제조 현장의 지능화를 위한 스마트 자율제조 시스템 구축에 공과대의 연구·교육 역량을 모으고 있다. 디지털 트윈·자율운항·AI 설계 최적화로 전환 중인 조선·해양 분야, 스마트팩토리로 진화하는 제조 현장 두 축 모두에서 공과대학이 지역 혁신의 파트너가 되겠다.


기업이 겪는 실제 문제를 학생들이 교수와 함께 해결하는 프로젝트형 교육(PBL)을 이 핵심 분야들에 접목해, 졸업장만 있는 엔지니어가 아니라 현장의 기술 패러다임을 바꿀 핵심 엔지니어를 배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Q4. 첨단 분야 혁신이 성공하려면 지역 기업과의 소통이 필수적일 것이다. 산학협력을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인가.

A. 과거의 산학협력 모델은 한계에 달했다. 기업이 장학금을 주고 대학이 취업 인력을 공급하는 단선적 관계로는 급변하는 기술 환경에 대응할 수 없다. 공과대학이 지향하는 새로운 산학협력의 본질은 공동 문제 해결이다.


구체적으로, 공과대학이 보유한 연구 장비와 전문 인력을 지역 강소기업에 개방하겠다. 기업이 직면한 기술 난제를 교수와 학생이 함께 해결하고, 그 결과가 기술 사업화로 이어지는 원스톱 지원 체계를 구축하겠다. 대학이 지역 기업의 연구소 역할을 대행하면서, 그 과정에 학생들이 투입되어 취업까지 연결되는 생태계, 이것이 그리는 산학협력의 새로운 모습이다.


평소 신문 칼럼 등을 통해 청년이 떠나는 도시에는 미래가 없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 청년들이 부산을 떠나지 않고도 꿈을 펼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것, 그것이 산학협력의 궁극적 목표이고 공과대학이 RISE 사업을 통해 이루어야 할 사회적 소임이다.

Q5. 최근 RISE 사업이 앵커(ANCHOR) 체계로 재구조화한다는 발표가 있었다. 이에 대한 견해와 공과대학의 대비 방향은 무엇인가.

A. 교육부가 RISE를 지역성장 인재양성체계(ANCHOR·앵커)로 재구조화하겠다고 밝힌 것은 고무적이며, 지산학 정책이 한 단계 진화하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RISE 1년차가 거버넌스 구축이라는 틀 세우기였다면, 앵커는 그 틀 위에서 학생과 인재가 체감할 수 있는 성과 내기로 무게 중심을 옮기겠다는 뜻이다. 정책 기획 단계에서부터 지역대학 지원정책은 궁극적으로 학생이 지역에 닻을 내리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앵커라는 명칭이 담은 지향점이 반갑다.

주목할 변화의 핵심은 세 가지다. 첫째, 평가와 재원 배분의 기준이 거버넌스 구축 실적에서 학생 취업·정주 성과로 전환된다. 둘째, 17개 시·도 단위를 넘어 초광역 인재양성 체계로 확장된다. 셋째, 성과 중심의 선택과 집중을 강화한다. 이 세 가지 모두 공과대학이 처음부터 지향해온 방향과 일치한다.

공과대학의 대비 전략은 명확하다. 앵커 체계가 중시하는 학생 체감 성과를 선제적으로 쌓아두는 것이다. PBL 기반 현장 프로젝트, 기업 협업형 장기 직무실습 등을 통해 학생들의 취업·정주 경로를 지금부터 구체화해 나가겠다. 또한 부울경을 아우르는 동남권 초광역 협력 구도에 맞춰, 공과대학이 그 인재 파이프라인의 허브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있다. 위기가 아닌 도약의 기회로 삼겠다.

Q6. 앞으로 공과대학이 그리는 미래 비전과 목표는 무엇인가.

A. 목표는 명확하다. 지역 혁신과 미래 산업을 선도하는 동남권 최고의 공학 교육·연구 허브가 되는 것이다.


AI라는 물결이 세계 도시들의 지형을 바꾸는 지금, 부산이 이 전환의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안 된다. RISE 사업을 지렛대 삼아 부산의 전략산업과 싱크로율을 맞추는 산학연 협력 체계를 완성하겠다. 디지털 전환, 스마트 해양, AI 기반 제조 세 축에서 공과대학이 부산 혁신 생태계의 핵심 엔진으로 기능할 것이다.


현장에서 정책을 다루며 과학기술과 교육 혁신이 지역의 운명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확신하게 됐다. 그 확신이 지금 공과대학장으로서 RISE 사업에 임하는 열정의 토대다. 부산의 기업들이 기술적으로 어려울 때 가장 먼저 찾는 대학, 부산의 청년들이 미래를 꿈꾸며 진학하고 싶은 대학, 이 두 가지 평판을 얻는 날까지 부경대 공과대학 구성원들과 함께 앞장서 달리겠다.

이효주 기자

국립부경대학교 RISE 서포터즈단